여름 역사를 만난 순간 – 부여·공주 역사캠프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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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위카페다온 댓글 0건 조회 17회 작성일 25-08-08 23:24본문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 우리는 1박 2일의 짧지만 깊은 시간 속으로 들어갔다.
창원어깨동무학교 청소년들과 함께한 역사캠프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백제의 숨결을 따라 걷고, 배우고,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번 캠프는 '온기:다온에서 기회를' 수업 중 한국사 수업을 한 학기 동안 들은 청소년 대상으로 유적지 탐방을 통해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하며 백제를 더욱 생생하게 만났다.
첫 여정은 부여박물관이었다. 이곳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금동대향로를 마주한 일이었다. 천상의 세계를 표현한 듯한 이 향로는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백제인의 예술과 정신이 담긴 결정체였다. 실감영상을 통해 백제 문양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었고, 아이들은 역사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입체적으로 백제를 알아갔다.
특히 한 친구는 금동대향로를 본 것이 감동적이라며, 책에서 배운 것보다 훨씬 깊이 다가왔다고 전했다.
정림사지 5층 석탑에서는 신라의 다보탑과 비교해보며 백제 석탑의 간결함과 견고함을 직접 눈으로 확인 했다. 석탑 주변을 걸으며 아이들은 "백제 사람들도 우리처럼 이걸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역사적 상상력이 현실의 장소에서 피어나는 경험이 되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정림사지의 아름다운 경관은 캠프의 피로를 잠시 잊게 해주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시간 중 하나는 부소산성 유람이었다. 황포돛배를 타고 백마강을 유유히 흐르며 듣는 의자왕 삼천궁녀 전설은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선조들의 삶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배 위에서 느낀 시원한 바람은 무더위 속의 작은 선물이었고, 이 바람을 타고 우리는 과거의 뱃놀이와 왕실의 삶을 상상할 수 있었다.
공주 한옥마을에서의 하룻밤은 백제의 낮을 지나 조선의 밤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한옥의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들은 레크리에이션을 하며 맘껏 뛰놀았고, 친구들과의 유대감이 깊어졌다. 이곳에서의 웃음소리는 하루 동안 쌓인 역사적 감상의 무게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다음날, 무령왕릉은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였다. 백제 제25대 왕이자 공주(지역이름)를 지킨 무령왕의 무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이갸기였다. 무덤 주인의 신원이 밝혀진 유일한 왕릉이라는 점은 청소년들에게 큰 흥미를 끌었다. 벽돌무덤의 섬세함, 출토된 유물들의 아름다움은 백제 문화의 정교함과 품격을 잘 보여주었고, 역사선생님이 좋아하는 진묘수를 보며 아이들은 "진짜로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 같아요"라며 감탄했다.
공산성에서는 무더운 날씨 탓에 오래 머물 수는 없었지만, 산성의 높이와 구조를 통해 방어의 기능, 그리고 백제의 위기와 재건의 흔적을 짚을 수 있었다. "산성은 단순한 성이 아니라 사람을 지키는 마음이 담겨 있는 거 같아요." 한 친구의 말처럼, 아이들은 유적을 통해 단단한 백제인의 의지를 읽어냈다.
마지막 코스인 연미산 자연미술공원은 역사캠프에 또 다른 재미를 더했다. 곰의 도시 공주라는 특징을 살린 예술작품들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자연과 어우러진 설치미술은 또 다른 시대를 만나는 듯한 신선한 감각을 주었다.
이번 캠프는 책으로만 배운 역사가 아니라, 피부로 느끼고 마음으로 새기는 시간이었다. 백제의 문화, 예술, 정치, 삶의 모습을 다양한 장소에서 입체적으로 경험하며 청소년들은 "역사가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는 감상을 전했다. 앞으로 누군가 금동대향로나 무령왕릉에 대해 묻는다면, 이 친구들은 당당하게 "내가 직접 봤고, 그 이야기를 해줄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짧은 여정이었지만, 우리는 백제라는 찬란했던 시대로 떠나 그들과 함께 웃고, 감탄하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시간은 흘러갔지만, 이 역사캠프의 기억은 오래도록 우리 안에 따뜻한 온기로 남아 있을 것이다.
활동지원팀 장혜진
출처 : https://masanymca.tistory.com/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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